심리칼럼
놀이의 힘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7-06-06 14:42
조회
530
< 놀이의 힘 >
- 놀이치료의 관계 맺기와 치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동을 상담할 때 우리는 주로 놀이치료를 부모님들께 제안한다. 놀이치료에 대해 처음 들어보신 분은 그냥 부모가 놀아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질문한다. 실제로 부모님과 잘 노는 아동에게는 그다지 놀이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놀이를 통해 서로의 요구나 바람을 직접 혹은 상징적으로 소통 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 할 수 있다면 아동이 심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집중을 못하거나 공격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렇게 활발히 놀아주고 오래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의 욕구나 감정을 부모가 잘 헤아리고 있다면 아이 역시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감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함께 TV 속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거나 동영상 또는 음악을 듣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은 채 영상이나 소리만을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능동적인 놀이가 되기 어렵다. 또 어떤 부모님들은 같이 운동을 하면 어떠냐 하시는데, 실제로 운동은 TV 시청에 비해 능동적이지만, 짜여진 규칙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서로의 마음을 알기 어렵다. 놀이치료 속 야구는 규칙도 방식도 최소한의 것만 유지하며 게임의 승패나 규칙에 연연하기보다 과정 속 아이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의 기쁨에 흠뻑 함께 기뻐하며, 아이의 실망에 함께 슬퍼하며 위로한다. 또한 아이가 너무 잘난체한다면 함께 기뻐지지 않고 왠지 기운이 빠짐을 이야기 해주며, 아동이 졌다고 심하게 분해하면 승패자체에 너무 연연해 과정이 사라짐을 알려준다.
정해진 놀이치료 시간동안 상담자는 아동과의 상호작용에 최대한 집중한다. 아동의 말과 행동 뿐 아니라 표정과 몸짓에도 주목하며, 아이의 놀이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경험하고 그 경험을 아동과 나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과 상담자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인간관계는 과거 아동이 부모와 또는 친구들과 맺었던 관계 맺기를 반복하고 교정해나가는데 아주 좋은 역할을 한다. 아동은 이전에 맺었던 대인관계를 상담자와 반복하지만 상담자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그 관계의 질이 달라진다. 아동은 새로운 관계 경험을 반복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한다.
상담에 대해 거부하는 청소년의 경우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즐거워하는 분야에 대해 한바탕 이야기하고 나면 상담자와 훌쩍 가까워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멍하니 있던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상담자와 열띠게 이야기를 하며 눈을 반짝이고는 상담자와 나눈 이야기 덕분에 얼굴이 밝아져 나가기도 한다. 또, 아무리 검사결과에 대해 이야기해주어도 잘 알아듣지 못하다가 상담자와 장기 한판 속에서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이를 상담자가 설명해줄 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청소년들도 종종 보았다. 그렇게 놀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바라는 욕구나 감정이 녹아나는 것이므로 때로는 성인들과의 상담에서도 유머러스한 말장난처럼 진행되기도 한다. 놀이는 그렇게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드러내며 나누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현대사회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진정한 놀이의 문화를 점점 사라지게 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정신적 어려움 증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노래나 놀이, 상호작용적인 놀이의 부활은 그러므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놀이치료 속 놀이는 즐겁기만 하지 않으며 때론 화나고 때론 무섭고 때론 슬픈 감정들 까지도 포함한다. 그러한 감정을 상담자는 함께 느끼고 공유하며 아동이 그 감정을 잘 소화시킬 수 있도록 상담자가 함께 소화해가며 언어화한다. 놀이치료 속 감정은 때로 놀이에 머무른 채 해소되기도 하는데 깐깐하고 일만하는 엄마와 놀고 싶은 아이는 만화속 깐깐하고 일만하는 캐릭터를 상징놀이 속 엄마에게 부과함으로써 놀이 안에서 함께 못 놀아 서운함을 표현하고 신나게 놀면서 그 감정을 해소한다.
그러므로 상담이나 놀이치료에 대해 아이를 순식간에 개조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으로 기대한다면 실제 놀이치료와 상담은 매우 지루하고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작업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몸에 밴 습관과 반복된 감정 경험이 현재의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의 토대가 되므로, 이를 아동 스스로가 살피고 충분히 느끼고 소화시켜 조금씩 변화해 나아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리라 생각한다. 아이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인내와 정성은 아이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할 것이라 믿는다.
<심리상담센터 칼럼_제14호> 가이던스상담센터 선임상담원 박 수 진
- 놀이치료의 관계 맺기와 치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동을 상담할 때 우리는 주로 놀이치료를 부모님들께 제안한다. 놀이치료에 대해 처음 들어보신 분은 그냥 부모가 놀아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질문한다. 실제로 부모님과 잘 노는 아동에게는 그다지 놀이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놀이를 통해 서로의 요구나 바람을 직접 혹은 상징적으로 소통 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 할 수 있다면 아동이 심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집중을 못하거나 공격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렇게 활발히 놀아주고 오래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의 욕구나 감정을 부모가 잘 헤아리고 있다면 아이 역시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감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함께 TV 속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거나 동영상 또는 음악을 듣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은 채 영상이나 소리만을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능동적인 놀이가 되기 어렵다. 또 어떤 부모님들은 같이 운동을 하면 어떠냐 하시는데, 실제로 운동은 TV 시청에 비해 능동적이지만, 짜여진 규칙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서로의 마음을 알기 어렵다. 놀이치료 속 야구는 규칙도 방식도 최소한의 것만 유지하며 게임의 승패나 규칙에 연연하기보다 과정 속 아이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의 기쁨에 흠뻑 함께 기뻐하며, 아이의 실망에 함께 슬퍼하며 위로한다. 또한 아이가 너무 잘난체한다면 함께 기뻐지지 않고 왠지 기운이 빠짐을 이야기 해주며, 아동이 졌다고 심하게 분해하면 승패자체에 너무 연연해 과정이 사라짐을 알려준다.
정해진 놀이치료 시간동안 상담자는 아동과의 상호작용에 최대한 집중한다. 아동의 말과 행동 뿐 아니라 표정과 몸짓에도 주목하며, 아이의 놀이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경험하고 그 경험을 아동과 나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과 상담자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인간관계는 과거 아동이 부모와 또는 친구들과 맺었던 관계 맺기를 반복하고 교정해나가는데 아주 좋은 역할을 한다. 아동은 이전에 맺었던 대인관계를 상담자와 반복하지만 상담자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그 관계의 질이 달라진다. 아동은 새로운 관계 경험을 반복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한다.
상담에 대해 거부하는 청소년의 경우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즐거워하는 분야에 대해 한바탕 이야기하고 나면 상담자와 훌쩍 가까워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멍하니 있던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상담자와 열띠게 이야기를 하며 눈을 반짝이고는 상담자와 나눈 이야기 덕분에 얼굴이 밝아져 나가기도 한다. 또, 아무리 검사결과에 대해 이야기해주어도 잘 알아듣지 못하다가 상담자와 장기 한판 속에서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이를 상담자가 설명해줄 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청소년들도 종종 보았다. 그렇게 놀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바라는 욕구나 감정이 녹아나는 것이므로 때로는 성인들과의 상담에서도 유머러스한 말장난처럼 진행되기도 한다. 놀이는 그렇게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드러내며 나누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현대사회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진정한 놀이의 문화를 점점 사라지게 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정신적 어려움 증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노래나 놀이, 상호작용적인 놀이의 부활은 그러므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놀이치료 속 놀이는 즐겁기만 하지 않으며 때론 화나고 때론 무섭고 때론 슬픈 감정들 까지도 포함한다. 그러한 감정을 상담자는 함께 느끼고 공유하며 아동이 그 감정을 잘 소화시킬 수 있도록 상담자가 함께 소화해가며 언어화한다. 놀이치료 속 감정은 때로 놀이에 머무른 채 해소되기도 하는데 깐깐하고 일만하는 엄마와 놀고 싶은 아이는 만화속 깐깐하고 일만하는 캐릭터를 상징놀이 속 엄마에게 부과함으로써 놀이 안에서 함께 못 놀아 서운함을 표현하고 신나게 놀면서 그 감정을 해소한다.
그러므로 상담이나 놀이치료에 대해 아이를 순식간에 개조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으로 기대한다면 실제 놀이치료와 상담은 매우 지루하고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작업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몸에 밴 습관과 반복된 감정 경험이 현재의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의 토대가 되므로, 이를 아동 스스로가 살피고 충분히 느끼고 소화시켜 조금씩 변화해 나아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리라 생각한다. 아이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인내와 정성은 아이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할 것이라 믿는다.
<심리상담센터 칼럼_제14호> 가이던스상담센터 선임상담원 박 수 진